배자는 저고리 위에 덧입는 조끼 모양의 옷으로 소매와 섶, 고름이 없으며 깃은 좌우 모양이 같고 맞닿는다. 여밈은 앞길 양겨드랑이 밑에 긴 끈을 달아 앞에서 매어 여미도록 되어 있고, 길고 짧음에 따라 장배자와 단배자로 나눠진다. 남녀가 함께 착용하던 배자가 있었는데 그 형태는 달랐다. 남자의 배자 길이는 길었으나 앞은 짧고 뒤가 길었으며 어깨만 연결되어 있고 옆은 트여 있었다. 겨드랑이 밑에는 조그만 고리를 달아 앞에서 묶어 여밈을 했다.
『사례편람(四禮便覽)』에 “배자는 색이 있는 명주와 견을 사용하여 만들며 깃을 맞대고 옆을 터놓으며 소매는 둥글게 하는데 반팔로 하거나 소매가 없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간혹 누비배자도 보이는데, 누비란 겉감과 안감 사이에 솜을 넣고 줄줄이 홈질하는 바느질법을 말한다. 피륙의 보강과 보온을 위한 기법으로 조선시대 초기의 유물에서 누비옷을 볼 수 있는데, 그 이후에는 치마, 저고리, 포, 바지, 두의(頭衣), 신발, 버선, 띠 등 옷가지와 침구, 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쓰였다.
배자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의 역대 복식에서 모두 보이는데 이미 신라 때 당 복식의 영향을 받아 여자들에게 반비라는 것이 있었으니 이것이 변천해온 것이 아닌가도 추정되며 시대에 따라 이름과 형태가 다양하게 변화하였다. 조선 초기에는 명의 왕비 사여관복에 배자가 속해 있었으며 여자의 상복에도 대가 있는 배자가 착용되었는데 이는 몽두의와 같다고 하였다.
조선 후기에는 왕부터 서민남녀까지 보편적으로 착용되었는데 유물도 다수 남아 있다. 이 시기의 배자는 무수로 집약되고 길이도 짧아지며, 조선 말기 배자는 양복의 영향을 받아 지금의 조끼로 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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