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골가리개, 혹은 삿갓으로 일컬어지는 쓰개는 여성용 폐면류(蔽面類)에 속한다. 『조선여속고(朝鮮女俗考)』에 “평양 해주 등지의 기생이 외출할 때는 곧 대노립(大蘆笠)을 가지고 낯을 가리며”라고 하여 서북지방의 기녀 등 하류층에서 삿갓을 내외용 쓰개로 사용하기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서북지방에서 농립(農笠)이나 우장(雨裝)으로 흔히 쓰이는 삿갓이 장옷이나 천의 대신 낯을 가리는 데 사용된 것은 남도처럼 포백(布帛)이 흔하지 않은 데서 생겨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송경지』에는 “여인들은 대개 정결(貞潔)을 스스로 지킨다. 여리의 하천한 여자도 개가하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출입에는 반드시 점립을 쓰고 관끈을 하지 않고 마땅히 사람을 피하여야 할 때에는 점립을 기울여서 가린다”고 하였으니 이 역시 대삿갓이 내외용 쓰개로 사용되었음을 말하고 있다 하겠다. 그러나 일반적인 삿갓은 흔히 갈대나 대를 엮어 만드는데 대하여 부녀의 내외용은 부들(香蒲)의 줄기로 만들어 늘 삿갓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것은 행세하는 이나 부녀의 내외용으로 사용되었다.
 |
김원모,정성길, 『사진으로 본 백년 전의 한국』, 가톨릭출판사, 1997
김영숙, 『한국복식문화사전』, 미술문화, 1998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