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옷은 싸움터에서 적의 창검이나 화살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입던 옷으로 처음에는 가죽 등을 이용하였지만 사용범위가 넓어지면서 재료가 다양해졌다. 삼국시대부터 착용된 갑옷은 고구려 고분벽화나 출토유물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기록에 당나라 태종이 백제에 사신을 보내어 오색이 짙고 금빛이 찬란한 금칠도철갑을 구해 입었다는 것으로 보아 중국보다 제조기술이 앞섰음을 알 수 있다.
갑옷과 투구를 합해 갑주라고 하는데 갑옷과 투구가 따로 된 것과 한데 붙어 있는 것 등이 있다.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타난 삼국시대 갑옷의 특징은 투구가 대부분 정개부, 발부, 목가리개의 3부분으로 나뉘어져 정개부에는 조우나 상모가 드리워졌고 간주에 이어 개철이 장식되었으며 발부는 5세기 중반 이후부터 좌우로 뿔이 솟아 있고, 목가리개는 턱밑에서 매는 현재의 방한모와 비슷한 형태이다. 갑옷은 상의와 하의로 구분되는데 상의는 턱까지 닿는 세운 깃에 소매는 손목까지 오거나 팔꿈치까지 오는 것, 혹은 소매가 달리지 않은 조끼 형태 등 3가지가 있다.
갑옷은 제작방법에 따라 크게 단갑과 찰갑으로 나눌 수 있다. 단갑은 보병용으로 판상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문양이 고정되어 있으나 찰갑은 기마용으로 작은 미늘들을 가죽 끈으로 꿰매어 만든 것으로 몸의 동작에 따라 얼마든지 신축이 자유로워 단갑보다 행동하기도 쉽고 말 타기에도 편한 진보된 갑옷이다. 한편 신라나 가야 지역에서 출토된 철제 투구나 갑옷의 예는 그 제작법이 정교하여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고려시대의 갑옷은 인종 1년(1123년)에 우리나라를 다녀간 서긍의 『고려도경(高麗圖經)』 권11, 12의 내용을 통하여 보면 생활이 안정됨에 따라 숭문비무사상으로 인하여 무관도 품계가 높으면 복두에 공복을 착용하고 있어 갑옷의 발달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이며 착장 시에도 투구를 등에 지고 머리에는 투구 대신 건을 쓴 것으로 나타나 있다. 갑옷을 만드는 재료로는 검은 가죽이나 쇠가 사용되었으며 장군의 것은 비단으로 꿰매어 갑옷의 사이사이를 붙어 있게 하고 허리에는 띠를 드리웠는데 오색꽃무늬로 수놓아 장식을 한 것으로 이 시대 갑옷의 화려함을 보여주고 있다.
발해시대 갑옷의 형태는 중국 화룡시 외곽 지역에 있는 정효공주 묘 벽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묘의 벽화에 그려진 12명의 인물들은 궁궐을 지키는 무사와 공주를 호위하는 시위, 공주의 시중을 드는 시종, 음악을 연주하는 악사, 그리고 내시들이다. 이들은 생전에 모두 공주를 보좌하던 인물로 추측되며 그 중 무사가 머리에 투구를 쓴 채 갑옷을 착용하고 있다.
갑옷의 형태는 어깨표면 등에 비늘과 같은 조직이 어렴풋이 보이며 옷 테두리에 장식적인 주름선을 댄 것으로 보인다. 장식적인 주름선은 한 층이 아니라 두 층으로 되어 움직일 때마다 운동감이나 리듬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허리에는 과구 장식이 있는 가죽띠를 찼는데, 허리에 꼭 끼이게 찬 것이 아니라 약간 헐렁하게 찼다. 당의 하사품 목록에 금대, 은대라는 명칭이 있고 고분출토품에 금, 은, 동, 철, 도금, 청동의 재료로 만들어진 과대류가 있는 것으로 보아 과대도 착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과대는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던 사각형 혹은 D자형 띠꾸미개이고, 다른 하나는 연해주를 비롯한 극동 지역에 한정해서 발견되는 사각형이나 원형을 이루는 다공식 띠꾸미개로서 많은 구멍들은 요패들을 다는 데 사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신은 검은색 가죽신과 삼신을 신었는데, 이것들은 고구려의 신들과 달리 신토가 도드라져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목이 달린 가죽신도 있었는데 이것을 암모화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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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발해 복식 연구」, 서울대학교, 2000
전쟁기념관, 『발해를 찾아서』, 전쟁기념관, 1998
한국역사연구회, 『삼국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청년사, 2001
김영숙, 『한국복식문화사전』, 미술문화,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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