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개는 조선시대 여성의 저고리 고름이나 치마허리 등에 차는 장신구로서 한복의 고유한 미를 한층 강조해주며 궁중을 비롯한 상류사회에서 평민에 이르기까지 널리 패용했다. 『고려도경(高麗圖經)』에는 고려시대 귀부인들이 허리띠에 금탁, 금향낭을 찼다는 기록이 있는데 고려 후기에 접어들면서 점점 저고리 길이가 짧아져 허리띠에만 차던 것을 옷고름에도 차게 되었다. 그 후 조선시대에는 대부분 옷고름에 달았다. 국가의 궁중의식이나 집안에 경사가 있을 때 주로 달았고 간단한 것은 평상시에도 달았는데 양반계급에서는 노리개를 자손 대대로 물려주어 가풍을 전하기도 하였다.
예복에 차는 노리개에는 대삼작(대례복), 중삼작(대례복), 소삼작(소례복)이 있었다. 노리개는 계절에 따라 계급에 따라 또는 그 재료와 크기에 따라 차는 위치나 사용법이 달랐다. 즉 금은노리개는 주로 가을, 겨울에 사용하였고, 5월 단옷날부터는 일제히 옥노리개, 비취노리개 또는 옥잠도와 같은 한 개짜리 노리개를 찼으며, 8월 보름이 되면 일제히 삼작노리개를 찼다.
노리개는 외형상 섬세하고 다채로우며 호화로운 장식이기도 하였지만 정신적인 면에서는 부귀다남, 불로장생, 백사여의 등의 시대적인 행복관을 바탕으로 하는 여인들의 염원이 담겨 있었다. 이외에도 실용적인 면과 부덕을 나타내주는 것으로 향갑, 바늘집, 장도 등이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은파란니사향갑 단작노리개는 전체길이 42.5cm, 향갑길이 5.3cm, 향갑너비 6.2cm, 뚜껑길이 2cm, 뚜껑너비 3.5cm이다. 도금한 가는 나사를 정교하게 꼬아 원형의 망 모양을 엮어 향갑을 만들고, 향갑의 중심표면을 만초화문에 파란을 입혀 장식하였다. 뚜껑은 보상화문에 파란을 올리고, 양쪽에는 진주를 감입하였으며 뚜껑 윗부분은 큰 고리가 있어 매듭에 연결시키도록 되어 있다. 편복의 형태와 비슷한 두 개의 향갑이 나란히 이어져 균형 잡힌 아름다움을 나타내주고 있는데 이것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왕비가 패용한 것으로 구복, 장수 등 인간의 기본적 염원을 담고 있는 것이다. 향갑 노리개 속의 향은 은은한 향내음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위급할 때 약재로도 쓰여 실용성과 장식적 효과를 겸하였다. 향을 넣는 향갑도 형태, 재료, 문양 등을 다양하게 하여 개성과 미를 강조하였다. 약용향으로는 자연목향, 사향, 부용향, 옥추단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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