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는 폭을 붙이고 주름을 잡아 허리에 달아서 가슴 부분에 매어 입는 여자들의 하의로 삼국시대 문헌에는 상(裳), 군(裙)으로 쓰이고 있는데 군의 원형은 상이다. 조선 세종 2년 원경왕후의 『천전의』에 ‘쳐마’로, 『훈몽자회(訓蒙字會)』에는 ‘츄마상’으로, 『내훈(內訓)』에는 ‘치마’로 각각 표기되어 있다. 조선시대에 와서 왕 이하 문무 관리들이 예복착용 시 상을 착용하였다. 상의 형태는 성별,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데 오늘날의 형태는 조선시대에 와서 갖추어졌다.
여자들의 치마는 평상복으로 짧은 치마, 긴 치마, 예복용으로 스란치마, 대란치마로 대별할 수 있다. 짧은 치마는 서민이나 천민이 입었고 긴 치마는 양반층에서 착용하였는데 때로는 이 긴 치마를 예식용으로도 사용하였다. 짧은 치마나 긴 치마나 홑 또는 겹으로 했고 출토유물에서 긴 치마에 얇게 솜을 둔 것도 볼 수 있다. 스란치마는 스란단을 한 단, 대란치마는 두 단을 치맛단에 더한 것으로 겹치마였다. 풍성하게 보이기 위하여 무지기를 겹쳐 입기도 했다.
치마는 저고리에 비하여 별다른 변화가 없었고 다만 길이와 넓이가 쓰임새에 따라 변했다고 볼 수 있다. 조선시대의 치마는 신분을 표시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곧 양반 부녀의 치마는 넓고 길었으며 치마에 금직이나 금박을 놓은 스란단을 대었다. 일반 부녀는 민치마를 입었고 하속배는 두루치라는 치마를 입었다.
예복치마로서 우리 선조의 미감이 세계 어디보다 더 뛰어났음을 알려주는 치마가 발굴되어 석주선기념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19세기에 서양에서 유행한 버슬스타일(bustle style)이 이미 우리나라 조선시대, 즉 16세기에 이루어졌던 것이다. 이 시기의 특수한 치마형은 10점이나 알려지고 있다. 본 유물은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 16세기 숙부인 원주 원씨의 남색스란치마이다. 앞길이 104cm, 뒷길이 127cm, 폭 603cm에 이르며, 보통 치마와 같이 폭은 9폭으로 폭 둘레가 603cm이다. 보통 치마와 같이 폭을 붙여서 재단을 하고 중앙 폭 3폭 상부 17cm(34cm)에 덧주름을 잡아서 시접으로 2cm가 들어가면 앞길이가 32cm 짧게 된다. 양옆도 주름을 잡아서 허리를 달았는데, 그 여유분이 자연스러운 입체감을 형성하여 더욱 여유 있어 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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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유희경 외), 『우리 옷 이천년』, 미술문화, 2001
김영숙, 『한국복식문화사전』, 미술문화, 1998
유송옥, 『한국복식사』, 수학사, 1998
이어령, 『한국의 손 한국인의 마음』, 디자인하우스,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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