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두발 또는 상투를 덮기 위한 두건 모양의 고구려 관모로 절풍과 더불어 문헌에 나타난 최초의 쓰개이다. 원래 책이라는 것은 『설문』에 의하면 머리에 건이 있고 이를 책이라 한다고 하였고 『방언』에 의하면 계를 덮어씌우는 것을 책건 또는 승로 혹은 복채라고도 한다고 하였으며 『급취편주』에 책은 머리를 단정하게 하여 감추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또한 『광아』에는 승로 즉 책은 덮고 맺는 것이라고 되어 있어 이상의 기록들로 미루어 책은 간단한 두건상의 관모임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책은 건에서 출발한 것이다. 『후한서(後漢書)』 여복지에도 책은 진의 강파 즉, 두건류에서 발생한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삼국지(三國志)』에 “높은 귀족인 대가주부가 쓰는 책은 중국의 책과 같으나 무후(無後)다”라고 한 문구가 고구려 초기 책 형태에 관한 설명의 전부다. 고구려에 있어서 책은 귀인계급이 사용하던 관모로 서민계급에서는 착용할 수 없었다. 『삼국지』 동이전 고구려조에 기록되어 있는 것에 의하면 책은 대가주부(관직으로서 대가는 고향대가라 하여 주무장관급이다)인 귀인계급의 전용물이었다.
책은 집안 지역과 안악·평양 지역의 고분벽화에 나타난 형태가 다르다.
중국 한대(漢代)의 책과 유사한 관모를 쓴 모습은 4~5세기 집안 지역의 마선구 1호분, 장천 1호분, 무용총, 삼실총 등의 집안 지역의 고분벽화 인물들의 관모를 통해 확인된다. 집안 지역의 고분벽화의 인물들이 쓴 관은 책관, 사각귁, 소관, 책, 각건, 임형모, 백라모 등처럼 명칭이 통일되지 않았고 다양하게 명명하고 있다. 그러나 고구려가 초기에 한에서 의책을 빌려다 썼다는 기록을 참고하고 한나라 책과의 형태적 유사성과 5세기까지 집안 지역이 수도로서 갖는 대외, 정치, 문화적 위상을 근거로 이 관모를 한의 책을 수용·모방한 책으로 본다. 고구려의 책은 고구려인의 기호에 맞는 형태를 선택적으로 수용하여 중국책과 비슷한 형태를 띨 뿐 완전히 같은 모양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책을 쓴 벽화인물들은 접견, 연회, 행렬 등의 상황에 등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벽화에서 가장 중요한 신분지위를 차지하며 절풍을 쓴 인물과 신분지위상 구분된다. 이처럼 집안 지역 벽화에는 책과 절풍이 함께 표현되어 있어 안악과 평양 지역 벽화 복식과 차이를 보인다. 책을 쓴 인물이나 절풍을 쓴 인물 모두 저고리와 바지를 입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집안 지역의 책은 지금까지 책으로 명명되던 안악, 평양 지역 관모와는 형태적 차이가 있다. 안악 지역과 평양 지역의 책 형태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후두부에 솟은 각의 형상에 따라 책을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대륜(臺輪)의 앞 중앙 부분이 조금 더 솟아 있고 뒤는 앞부분보다도 한 단계 더 높으며 뒷부분의 각이 둘 또는 세 가닥으로 나뉘어 솟아 있는 형태로 문관이 착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하나는 대륜의 뒤쪽이 뾰족하게 솟아 있는 것으로 앞에서 보면 뒤쪽이 높고 옆에서 보면 뒷부분이 삼각형을 이룬 것으로 수산리 고분의 무릎 꿇고 있는 인물의 책이 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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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유희경 외), 『우리 옷 이천년』, 미술문화, 2001
유희경, 김문자, 『한국복식문화사』, 교문사, 1998
김영숙, 『한국복식문화사전』, 미술문화, 1998
안명숙, 김용서, 『한국복식사』, 예학사, 2001
유송옥, 『한국복식사』, 수학사, 1998
백영자, 최해율, 『한국의 복식문화』, 경춘사,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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