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거지는 조선시대 관청에 속하여 군사 일을 맡아 보는 종이나 하인, 가마꾼 등 신분 계층이 낮은 사람들이 쓰던 전립의 일종으로 ‘벙테기’라고도 하였다. 대개 흑의와 병용하거나 전령복에 사용하였다. 아무 장식도 없고, 재료는 돼지털과 같은 거친 모직물을 가공한 것으로 만들어져 부드러웠으며, 화살촉도 뚫지 못할 만큼 두꺼웠다.
농악 잽이들이 머리에 쓰던 모자 역시 ‘벙거지’라 하였는데, ‘상모’라 부르기도 하였다. 벙거지를 쓸 때에는 머리에 수건을 동이는데 장식하기 위하여 속에 청목수건을 동이고, 겉에 고운 빛깔로 물들인 명주수건을 곱게 매듭지어 매는데 이를 ‘꽃수건’이라 부르기도 했다.
옹기장수가 쓰고 있는 벙거지는 농악에서 사용되던 상모와는 달리 장식 없이 거친 재료로 만들어진 것이며, 이곳저곳을 떠돌며 행상을 해야 하는 고된 생활에 적합한 형태로 보인다.
본 유물은 국립민속박물관에 소장된 것으로 돼지털과 같은 거친 모직물 소재이며, 직경 50cm, 높이 10cm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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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유희경 외), 『우리 옷 이천년』, 미술문화, 2001
국립민속박물관, 『한국 복식 2천년』, 신유, 1995
김영숙, 『한국복식문화사전』, 미술문화, 1998
안명숙, 김용서, 『한국복식사』, 예학사, 2001
국립민속박물관, http://www.nfm.go.kr/folk/main.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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