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건(宕巾)은 조선시대에 벼슬아치가 망건의 덮개로 갓 아래에 받쳐 쓴 관(冠)으로서 모양은 앞쪽이 낮고 뒤쪽은 높아 턱이 졌다. 탕건은 사모나 갓과 달리 평상시에 쓰는 모자로 집안에서 맨상투로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간편하게 착용토록 한 것이다. 그 형태로 보아 복두와 사모의 영향을 받아 생긴 것으로 짐작된다. 앞뒤를 각지게 한 것은 같으나 복두와 사모는 뒤쪽 좌우에 각을 부착하고 있는데 반하여 탕건에는 각을 덧붙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탕건은 앞면을 잘록하게 맵시를 부렸다.
유연한 말총으로 짰기 때문에 착용하는데 부담을 주지 않고 또 쉽게 망가지지도 않는다. 또한 말총은 땀이나 기름때가 잘 묻지도 않는다. 사대부 계층에서 평상시 쓴 탕건은 망건보다 늦게까지 보급되었다.
탕건의 재료로서 중국에서는 마포나 사(紗)를 이용했으나 조선에서는 말총을 사용하였다. 탕건의 재료는 예로부터 평안도의 정주, 안주, 호남의 완주, 제주에서 생산되었다. 제주는 오랫동안 목마지(牧馬地)였기 때문에 여기에서 얻는 말총으로써 총모자, 망건, 탕건 등을 만드는 마미(馬尾) 공예가 발달하였다. 탕건을 만드는 장인을 탕건장(宕巾匠 : 중요무형문화재 제67호)이라 한다. 오늘날에는 탕건 만드는 기술이 제주의 몇몇 여성에 의해 전승되고 있다.
『규합총서(閨閤叢書)』에서 팔도물산을 열거하는 가운데 평북 정주의 탕건과 평남 안주의 총감투를 들었다.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의 물산변증설에서는 정주의 총건을 명물로 꼽았다. 탕건은 제주탕건과 가덕탕건이 대표적인데 제주탕건은 홑탕건과 겹탕건이 있다. 그 밖에도 바둑탕건도 있다. 바둑탕건은 2중, 3중, 5중의 사망(絲網) 기법으로 사각무늬를 놓은 것이며, 이는 탕건이 독립된 모자 구실을 하게 됨에 따라 장식화한 변형이다.
조선시대 『경국대전(經國大典)』의 경공장(京工匠)에는 탕건장이 따로 없고 종모아장(帽兒匠)이 총감투를 제작하였으며 정조 때에는 상의원(尙衣院)에 속한 총장(匠)이 탕건과 총모자를 제조, 판매하였다.
제조과정으로는 모짐 놓기, 박죽 넣기, 소 넣기, 줄이어가기, 상지 만들기, 구갑과 나비단추 만들기로 이어지는데, 만들 때는 목형(木型)에 받쳐놓고 엮은 뒤 외형을 견고하게 굳히기 위해 골에 끼운 채로 삶아낸다. 외형이 완성되면 참먹을 진하게 바른 다음 햇볕에 말린다.
국립민속박물관에 소장된 탕건은 높이 16cm, 지름 16cm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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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한국 복식 2천년』, 신유, 1995
김영숙, 『한국복식문화사전』, 미술문화, 1998
유송옥, 『한국복식사』, 수학사, 1998
국립민속박물관, http://www.nfm.go.kr/folk/main.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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