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건(幅巾)은 머리에 쓰는 건의 하나로 머리 뒷부분은 곡선으로 하고 앞단에서 귀 윗부분에 좌우 2개씩 주름을 잡되 아래 주름 속으로 끈을 달아 뒤로 돌려 맨다. 검은색의 증이나 사로 만드는데 온폭천으로 만들므로 복건이라 한다. 후한대부터 유행이 되어 진, 당 때에 차차 은사, 도인의 아복을 이루었으며, 송에 이르러 사마광이 복건과 심의를 연거의 관복으로 착용하고, 주희가 이것을 가례 가운데 추거한 다음부터 유자(儒者)들 사이에서 유행하였다. 이를 조선에서 받아들여 조선 초부터 유생들의 것으로 제정하였는데 『경국대전(經國大典)』에 있는 치포건이 바로 그것이다. 복건의 착용 예는 1600년대 초부터 1700년대 말경 인물의 초상화에서 볼 수 있는데 주로 심의 및 도포와 함께 사용되고 있고 이들 착용 자는 모두 공통적으로 성리학에 빼어났던 인물이었음이 주목된다. 따라서 복건은 특히 유학자 및 유생들 사이에서 애호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나 1800년대 이후의 인물들에서는 착용모습을 확인할 수 없으므로 유자들 사이에도 그리 일반화되지 못했던 것 같다. 오히려 조선 말부터는 사대부가의 미혼 남자나 어린 아이의 통상예복으로 사용되었으니 이는 조선에서의 독특한 용례였던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에게 김취려가 복건과 심의를 보냈는데 퇴계는 복건이 승건 같다고 여겨 복건 대신에 정자관을 썼다고 한다. 또한 말년에 재실에 있을 때 심의를 착용하고 있다가 손님이 오면 상복으로 갈아입었다고 하며 경오년(1570)에는 정자관과 심의를 입으면서 오늘은 옛 사람의 의관을 시험하고자 한다고 하였다는 기록이 확인된다. 이 기록을 볼 때, 당시 유학자들 사이에서도 복건이 그리 친숙한 옷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본 유물은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된 아동용 복건으로 보라색 대접문이 있는 국사로 만들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