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란단을 한층 붙인 것을 ‘스란치마’라 하고, 두 층 붙인 것을 ‘대란치마’라 한다. 스란치마는 소례복에 대란치마는 대례복에 착용하였다. 스란단의 문양은 신분에 따라 황후는 용문, 왕비는 봉황문, 빈, 공주, 옹주는 화문을 직금 또는 부금하여 착용하였다. 스란치마나 대란치마는 일반적으로 평상복의 치마보다 한 폭은 더하여 넓으며 길이도 30cm 정도가 땅에 닿을 만큼 길다. 스란단의 너비는 대개 15~25cm 정도인데 대란치마의 경우는 상단의 스란단이 약간 넓었다. 착용 시기는 연산군 10년(1504) 8월, 상의원(尙衣院)에 명하기를 “자색(紫色) 슬란과 남슬란을 대내(大內)에 드리도록 하라”고 한 기록으로 보아 16세기 초 이전부터 착용했음을 알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으로 영왕비가 착용했던 남색 스란치마는 모본단(模本緞) 겹치마로 목단문이 있고, 안감은 백색 삼팔주(三八紬)를 9폭으로 하였는데 한복의 너비는 36cm이다. 바닥은 주자직(朱子織)으로 윤택이 있어 보이고, 무늬는 호박 조직으로 목단문을 나타낸 비단이다. 치마의 하단에는 운봉문이 부금된 25cm 너비의 스란단을 부착했다. 치마의 폭은 4폭 반인데 1폭의 너비는 75.5cm이다. 그리고 치마의 허리 양쪽에는 길이 107cm, 너비 6.5cm의 백색 수화주(水禾紬)로 된 허리끈이 달려 있다. 총길이는 131cm이며 허리말기는 105cm이다.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으로 영왕비가 착용하였고, 모본단(模本緞) 겹치마로 전체 길이가 131cm, 폭이 340cm에 이르는 남색 스란치마는 궁중에서 사용된 예복용 치마이기는 하나, 반가에서도 혼례를 비롯한 경사스런 예식에 왕실의 대례복이나 소례복의 사용이 허용된 것을 고려한다면, 반가녀 혼례 시 사용했던 남스란치마의 형태 역시 궁중의 것과 유사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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