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대표적인 관의 종류로는 정자관, 동파관, 충정관, 유건, 복건, 탕건, 망건, 상투관 등이 있었다. 그 중 동파관은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한가히 지낼 때 쓰던 관으로서 말총으로 만들며 한가운데 관이 서고 좌우에 조금 작은 관식을 붙였다.
동파관은 중국 송대의 문인인 소식이 착용했던 것에서 유래된 건이며 명대에도 널리 사인 계층에서 사용했었다. 이를 받아들여 조선 중기 초엽부터 유자 및 사대부들이 평거시에 집안에서 착용하였는데 우리 측 문헌에는 모두 동파관으로 기록되어 있다. 『해행총재(海行摠載)』에서는 사신들 중에서 “당상역관은 동파관에 도포를 착용하였다”고 한다.
동파관의 형상은 네 면의 내장과 외장이 이중으로 겹쳐 있는데 외장이 내장에 비해 낮다. 내장의 전후좌우면은 연결되어 있으나 외장은 전후좌우의 마주 닿는 면을 없애서 각이 서로 마주보는 형상이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간단히 반으로 접을 수 있게 되어 있다. 관을 쓸 때는 먼저 망건을 쓰고, 그 위에 탕건을 쓴 다음, 관을 쓴다. 말총으로 만든 망건과 탕건 위에, 말총으로 만든 동파관을 썼기 때문에 껄끄러워 벗겨지지 않았다.
초기의 단아해 보이기까지 하던 동파관의 모양이 조선 후기에 이르면 흡사 사대부의 기품과 위엄을 과시하려는 듯한 모습으로까지 변화하고 말기의 정자관과 유사해진다. 중국으로부터 수용된 초기의 동파관은 피륙을 사용하여 만든 것으로 보이나 점차 말총으로 짜거나 간혹 죽사를 곁들여 흑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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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한국복식문화사전』, 미술문화, 1998
안명숙, 김용서, 『한국복식사』, 예학사,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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