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극(격지)에는 일본식 ‘게다’의 형식을 한 평극과 근래 우리가 볼 수 있는 운두가 있는 ‘나막신’의 양식이 있다. 목극의 극은 중국 진에서 생겨났다고 하는데 선조 조 임란 전에 상하가 모두 착용하였다. 선비들이 착용한 목극은 일본의 게다와 같은 평극으로 그 모양이 도마와 같고 앞의 발가락이 닿는 곳은 끈으로 갈고리를 만들었다. 여기에 신는 버선도 일본의 ‘다비’와 비슷한 것으로 엄지발가락을 따로 만들었다. 일본에서도 고대에는 게다가 없었고 평안조에 이르러 비로소 다까게다라는 것이 생겼는데 이것도 중국의 극에서 나온 것이라 한다. 이 일본식 게다의 형식인 평극은 언제부터인가 자취를 감추고 근래 우리가 볼 수 있는 나막신으로 변했다.
나막신은 평극과 달리 운두가 있게 나무를 파서 만들었으며 밑에는 앞뒤로 높은 굽을 달았으며 남녀 구별 없이 착용하였다. 앞뒤 굽이 있는 나막신의 등장에 대하여는 효종 4년(1653년)에 네덜란드 선원 38명이 표류해 와서 1666년 하멜과 그 일행 중 7명이 탈출한 일과 연관하여 추측되기도 한다. 이 네덜란드인들은 전라병영, 전라좌수영 등에 배치되어 잡역에 종사하고 있었는데, 탈출자 외에는 우리나라에 정착한 이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당시 네덜란드에서 착용했던 ‘나막신’의 양식이 우리의 나막신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이들이 나막신을 전수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그것은 나막신의 발생연도가 조선 후기이며, 유물이나 착용 습속이 그들이 거주했던 전라도 지방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앞뒤로 높은 굽이 달려 있던 나막신 중, 남자용은 앞뒤 극치가 뚜렷하게 나누어지고 여자용은 코가 날카롭고 매끈하며 극치가 인자형으로 되어 있어 서 있을 때 굽의 모양이 여덟팔자형으로 벌어진다.
굽이 높아 비올 때는 좋으나 무겁고 활동적이지 못하여 말을 탈 때나 먼 길을 갈 때는 신지 않았다. 말라 터지지 않도록 밀랍을 녹여 겉에 칠해서 사용했으며 신코에 조각을 하여 장식하기도 했다. 아이들의 나막신에는 채색을 하기도 했다. 맑은 날에도 많이 신었는데 특히 어린 남자아이가 신었던 채극은 진신으로서뿐만 아니라 마른 신으로도 신었다.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나막신은 걷는 태도가 오만하다고 하여 천인이나 젊은이는 양반이나 어른 앞에서는 감히 착용할 수 없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제주도의 오동나무로 만든 것을 최상품으로 쳤다.
본 유물은 국립민속박물관에 소장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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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유희경 외), 『우리 옷 이천년』, 미술문화, 2001
국립민속박물관, 『한국 복식 2천년』, 신유, 1995
유희경, 김문자, 『한국복식문화사』, 교문사, 1998
김영숙, 『한국복식문화사전』, 미술문화, 1998
국립민속박물관, http://www.nfm.go.kr/folk/main.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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