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용총 |
 |
벽화 |
여자 무용수는 깃, 수구 도련에 선을 두른 포와 허리에서부터 고르게 주름잡은 치마, 통 넓은 바지를 입고 팔을 뒤로 추켜올리며 네 명의 남·여 무용수와 함께 무리지어 춤을 추고 있다. 복식의 기본구성은 무용총의 시녀들과 같으나 소매의 길이가 매우 길고 수구의 선이 깃과 도련에 비하여 넓으며, 소매 상단 부분에 또 하나의 선을 두른 것이 특징이다. 이는 조선시대의 한삼과 유사한 형태로도 보인다.
뒤로 묶어서 내린 무용수의 머리 형태는 이마에서 좌우로 상투를 틀듯이 틀어 올린 쌍상투머리와 함께 고구려 미혼여성의 것이다. 얹은머리는 신분과 지위에 관계없이 결혼한 여자들의 일반적인 머리 형태로 쌍영총·수산리 고분의 귀부인, 무용총의 음식을 나르는 시녀 등의 머리 형태가 이와 같다.
이 무용도는 열네 명의 무용수와 악사가 상하로 그려져 있다. 중앙에는 춤을 추는 다섯 명의 무용수가 그려져 있고, 앞에는 춤을 지도하는 듯한 무용수와 아래쪽에는 가락을 넣는 일곱 명의 악사가 있다. 남·여 무용수는 일렬로 죽 늘어선 것이 아니라 2명 2명씩 입체적인 구도를 가지고 있다. 두 팔을 들고 한 발을 진중하게 내딛는 무용수들의 자세는 가장 합리적인 우리 춤사위의 구도로서 발 추임이 부드러우면서 깊은 것이 우리 전통춤과 많이 닮아있다. 이 무용 장면은 움직임의 표현에 역점을 둔 것으로 뒤로 뻗은 두 팔의 묘사가 다소 어색하나 한민족 특유의 어깨춤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고구려인들은 노래와 춤을 매우 즐겼다. 『삼국지(三國志)』의 고구려조에서는 “고구려 사람들은 가무를 즐겨 밤에는 부락마다 남녀들이 떼를 지어 노래하며 춤추더라”고 하였고, 『후한서(後漢書)』의 고구려조에는 “창악(唱樂)을 하더라”는 기록이 있으며, 이 밖에 『수서(隋書)』 및 『당서(唐書)』의 악지(樂志), 『자치통감(資治通鑑)』 『문헌비고(文獻備考)』 등의 문헌에도 고구려의 가무에 대한 기록이 있다. 또한 당나라 시인 이백이 당의 궁중무의 하나로 행해지던 고려무 곧 고구려의 춤을 보고 다음과 같은 한편의 시를 남기기도 했다. “깃털 모양 금장식 절풍모를 쓰고 / 흰 무용신을 신고 망설이다가 / 어느새 팔을 저으며 훨훨 춤을 추어 / 새처럼 나래 펼치고 요동에서 날아 왔도다.” 이와 같은 시는 고구려 사람들이 춤을 즐겼으며 고구려 춤의 명성이 대단했던 것을 시사하고 있다.
“고구려의 악공인은 자라모에 조우를 장식하고 황대수에 자라대를 띠며 대구고, 적피화에 오색 도승을 장식한다. 춤추는 사람은 4명으로 추계를 뒤로 늘이고 강말액으로 머리를 매며 금귀고리를 장식한다. 2명은 황군과 황유에 적황고를 입는데 그 소매가 매우 길다. 이들은 오피화를 신고 쌍쌍이 나란히 춤을 춘다”고 고구려 가무의 화려함을 『구당서(舊唐書)』 음악조에서도 서술하고 있다.
 |
김기웅『고구려 고분 벽화』, 서문당, 2002
전호태『고분벽화로 본 고구려 이야기』, 풀빛, 1999
한국역사연구회『삼국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청년사, 2001
유송옥『한국복식사』, 수학사, 1998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