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산리고분 |
 |
벽화 |
수산리 고분의 서 있는 인물은 소매 안에 두 손을 넣어 가슴에 모으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의 신하(자손)와 함께 그려져 있다. 신분의 차이에 따라 인물의 크기가 달리 그려진 고구려 벽화의 특성에 따라 서 있는 인물은 신분이 높은 귀인이나 관리로 추정된다. 귀족 남자의 황색 단령포는 바닥까지 길게 늘어져 있고 포의 깃과 수구(袖口), 끝단에 짙은 선이 둘러져 있으며, 포와 같은 임형의 속옷이 겉옷보다 길어 정결한 차림새를 보이고 있다. 고구려에서는 남녀노소 모두 일반적으로 관모를 썼는데 수산리 고분의 두 남자는 모두 흑색 책을 쓰고 있다. 덕흥리 고분벽화의 13군 태수, 막부관리, 통사사도 이와 유사한 착장형태를 보이고 있어 고구려 관원의 복식을 짐작할 수 있다.
고구려 관제는 12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중 관제가 가장 높은 것은 ‘대대로(大對瀘)’로서 국사를 총괄하여 주재하였다. 3년에 한 번 교체되었으나 적임자라면 연한에 구애받지 않았다. 교체하는 날에 더러는 대대로의 자리를 내어놓지 않기도 하여 군사를 이끌고 서로 싸워 이긴 자가 차지하기도 했다. 이때 왕은 단지 궁궐 문을 닫고 스스로 지킬 뿐 간섭하지 않았다. 『주서(周書)』 이역열전에 “대대로는 세력의 강약으로 서로 싸워서 차지하는 것으로 스스로 대대로가 되는 것이지 왕의 임명을 거쳐서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기록하고 있으나 고구려시대의 귀족들은 왕을 능가하지는 못하였다. 자신들의 지배지, 식읍, 녹봉, 새로 개척한 농장, 광업과 수공업, 염전, 수산업, 상업 등 전 산업분야에 걸쳐 사유재산을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병을 키우고 무장으로서 국가의 공을 세우거나 가문의 세력을 키우려고 노력하였다. 심지어는 매관매직, 고리대금업, 재산 강탈 등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왕비족으로 부상한 연나부 세력이 나타났고, 장수왕 시기에는 대대적인 귀족 숙청이 시행되었으며, 귀족간의 연립정권과 연개소문 집안에 의한 독재정권이 등장하였다.
 |
김기웅『고구려 고분 벽화』, 서문당, 2002
서의식,강봉룡『뿌리 깊은 한국사 - 샘이 깊은 이야기 1 -』, 솔, 2002
유송옥『한국복식사』, 수학사, 1998
한국정신문화연구원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