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가 대열을 짓고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고 있는 광경을 귀족남이 시종과 함께 보고 있다. 시종을 대동한 기마인물은 북벽에 그려진 무덤주인과 같은 복장으로 저고리는 왼쪽으로 여미는 좌임직령으로 엉덩이를 덮을 정도로 길다. 이 저고리는 너무 조이지도 않고 지나치게 헐렁하지도 않은 자연스러운 상태로 허리를 띠로 매어 입고 있다. 띠는 옷이 몸에 잘 붙어 활동하기 편하도록 하는 것인데, 그것을 여러 가지 색깔의 천 또는 가죽 혹은 금속으로 만들어 맴으로서 실용성과 장식성을 모두 겸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교예를 관람하는 귀족남자는 통이 넓은 대구고인 점무늬 바지를 입고 있다. 이 무늬옷은 무용수나 부엌인 듯한 곳에서 음식을 나르는 여성들의 의복에서도 보인다. 포의 흑점무늬는 요즘의 방염직물과 같은 것으로 방염은 무늬에만 물감을 들게 하는 염색법인데 우리나라에선 ‘힐염’이라 하고 ‘사라사염법’이라고도 한다. 사라사염법은 인도에서 기원해 지금으로부터 2천 년 전 동남아시아를 거쳐 우리나라에 전해졌고 북쪽으로는 중앙아시아를 거쳐 고구려로 들어왔다. 실제 가장 오래된 사라사염법의 점무늬 인도옷은 이 벽화의 옷무늬와 비슷하다. 고구려는 인도의 이 부분 염색법을 사용해 복식에 변화를 주었던 것이다. 무용총 외에 각저총, 삼실총 등의 인물 등이 착용하고 있는 의복에도 흑점무늬가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에 널리 사용되었던 문양인 것으로 보인다. 무용총이 만들어진 5세기 초는 광개토대왕에서 장수왕으로 이어지는 고구려의 전성기였다. 북으로는 거란과 동부여를 정벌해 고조선의 옛 영토를 회복하고, 남으로는 백제·가야까지 그 세력을 뻗어가던 무렵이다. 당시 고구려의 중심지인 국내성 부근 통구지방에 위치한 무용총은 그래서 큰 의미를 갖는다. 벽화에 등장하는 이 옷감 역시 당시 고구려가 멀리 서역과 교류하며 시베리아에서 인도까지 폭넓은 대외관계를 갖고 있었음을 말해 준다. 무용총의 가무배송은 장례의식의 절차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는 주요한 행사이다. 무덤주인의 가무관람은 후한 후기 이래 화상석이나 고분벽화의 제재로 널리 선택되며, 이 흐름은 삼국·위·진 시대 요양 지역 고분벽화로도 이어진다. 고구려인은 현세와 내세를 명백히 분리되는 세계로 보지 않는 인식, 이를 바탕으로 발달한 영혼 전송 절차로서의 장례의식의 제반 내용 가운데에는 고구려와 주변의 여러 민족이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장송 때의 가무, 영혼 인도동물을 상정하는 관습이다. 가무장송은 고구려 외에 왜에도 보이며, 말과 개, 새 등을 영혼 인도동물로 상정하는 관념 역시 고구려뿐 아니라 주변의 여러 사회에서도 발견된다. 영혼을 태우는 ‘말’ 혹은 신령한 존재와 관계된 ‘천마’ 관념은 오환의 경우 외에 신라에서도 확인되며, 고분발굴시의 유물자료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고구려 개마총 벽화의 개마도 이러한 관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영혼을 인도하는 ‘개’에 대한 관념의 존재는 오환 이외의 민족에 관한 기록에는 전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구려 고분벽화 가운데 자주 보이는 ‘개’의 그림은 이런 관념의 흔적일 것이다. 또한 오늘날 북아시아 여러 민족의 내세관에 남아 여전히 지속되는 영혼 인도견 관념도 고대의 기록을 뒷받침하는 귀중한 자료로 생각된다. 이로 볼 때 영혼의 삶터를 무덤으로 보는 관념은 영혼의 존재방식에 대한 고구려인의 또 다른 관념과 관련 있을 가능성도 있다. 무용총의 가무를 관람하는 귀족남자의 오른쪽에 검은 개를 볼 수 있다. 각저총 벽화에는 목에 검은 띠를 한 황색개가 이를 드러내며 크게 짖는 모습이 그려졌다. 벽면에 크게 그려진 점과 위협하는 모습으로 묘사된 점을 볼 때 이 개가 무덤을 지키는 존재로 그려졌음을 알 수 있다. 벽화의 개와 관련하여 눈길을 끄는 것은 3세기 이래 요하 유역에서 고구려와의 접촉이 잦았던 오환인의 관념이다. 오환사람들은 개를 이들이 죽은 자의 영혼이 가는 곳으로 믿었던 적산이라는 성지로의 길을 인도하는 동물로 여겼다. 각저총보다 늦은 시기로 편년되는 장천 1호분 앞방 오른쪽 벽의 백희기악도 중에도 무덤주인 발치에 목에 검은 띠를 두른 황색 개 한 마리가 엎드려 있는데, 그 크기가 시종 한 사람만 하다. 이로 볼 때 고구려에도 혹 오환인들과 유사한 관념, 곧 개를 영혼인도 동물로 보는 사고가 있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