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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여박물관 소장 「금동대향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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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1993년 부여의 나성 밖 능산리 고분군에서 발견된 백제금동대향로에는 백제시대의 태껸 하는 인물상이 표현되어 있다.
인물은 높이 솟은 관모를 착용하고 있고, 저고리에 바지를 착용하고 있는데, 저고리의 깃, 도련, 수구에는 선이 둘러져 있고 허리에는 대를 두르고 있다. 부드러운 곡선의 몸짓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문헌마다 “춤추는 선인의 동작은 무용일 수도 있고, 전통 무예의 하나인 수벽치기의 품새나 기수련 하는 도인의 자세일 수도 있다”고 다양하게 언급되기도 한다.
서정록의 『백제금동대향로-고대 동북아의 정신세계를 찾아서』에 의거하면 노신의 연꽃 바로 밑에 장식된 이 인물은 향로의 다른 신령들과 달리 일종의 ‘놀이’를 하고 있는 선인이다. 고구려 벽화를 보면 태껸과 유사한 수박희(手搏戱)와 씨름(각저 角抵, 상박 相撲)을 하는 인물들이 천상도와 세속의 공간 양쪽에서 모두 발견된다. 고구려의 안악3호분과 무용총, 그리고 각저총과 장천1호분에 묘사되어 있는 수박희와 씨름 그림이 그것이다. 백제금동대향로의 태껸 하는 인물 역시 이들과 같은 맥락에서 장식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태껸, 씨름, 수박희 등은 힘을 겨루는 ‘각력(角力)’에 속한다. 이러한 놀이 또는 경기는 뿔 달린 사슴, 순록 등의 동물들이 발정기 때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뿔을 맞대고 힘을 겨루는 행위에서 유래한 것들이다. 씨름을 ‘각저’라 부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따라서 백제금동대향로의 태껸 하는 인물이 갖고 있는 의미는 비교적 분명하다고 할 수 있으며 선인들의 왕성한 생명력을 비는 주술성이 바로 그것이다.
백제시대 태껸 하는 선인이 표현되어 있는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는 머리를 들어 올린 용을 조각하여 받침을 삼았고, 그 위에 산을 표현하였으며, 꼭대기에는 봉황 한 마리가 서 있어 외형적으로는 신선사상의 지향처인 삼신(三神)산을 가리킨다는 박산향로(博山香爐)의 형식과 유사하다. 그러나 이 향로는 높이가 64cm나 되는 유례없는 대작(大作)인데다가 용과 봉황의 비중이 상당히 두드러져 있으며, 박산이라는 명칭이 중국적인 체취가 강하므로, 우리 선조들에게 삼신산 중 가장 오래도록 친근하게 불려온 봉래산(逢來山)이라는 이름을 붙여 백제금동용봉봉래산향로(百濟金銅龍鳳逢來山香爐)라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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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록『백제금동대향로 - 고대 동북아의 정신세계를 찾아서 -』, 학고재신서, 2001
심종문『중국고대복식연구』, 남천서국, 1981
황사룡『중국복식사략』, 1994
유송옥『한국복식사』, 수학사, 1998
한국생활사박물관편찬위원회『한국생활사박물관 4』, 사계절출판사,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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