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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여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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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사(北史)』 백제조(百濟條)에 따르면 “부인들은 분대를 바르지 않고 여자는 변발을 뒤로 늘어뜨리는데 출가하면 양쪽으로 나누어 머리 위에서 둥글게 튼다”고 하여 혼례를 치룬 백제 여인상의 모습을 일부분 서술한 바 있다.
백제의 혼례에 대해서는 비록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주서(周書)』 백제조의 기록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는데, 곧 “아내를 취하는 의례는 중국의 풍속과 거의 흡사하다(婦娶之禮略同華俗)”라는 기록이 그것이다.
한편, 백제의 혼례에 대해서는 고구려의 사례를 통하여서도 일정 부분은 추정할 수 있다. 곧 유교적인 혼례 원리와 상치되는 자유혼의 허용이나 고구려의 서옥제(壻屋制)와 같은 토착적 관행 습속은 기층민들 사이에서 전승되었을 것이다. 또한 『수서(隋書)』에는 고구려에서는 혼인이 이루어지면 남자 집에서 돼지고기와 술만을 보내며, 재물을 보내는 것은 수치로 여긴다고 하였는데, 이는 서옥제와 관련이 있었다고 보인다. 서옥제는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되어 왔던 한국의 전통 혼례의 관행으로서, 이를 백제의 혼례에 한정하여 논의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백제와 관련된 특징으로 지적할 수 있는 점은, 전남 지역의 경우는 다른 곳과는 달리 시가(媤家)로 돌아가는 시기가 짧게는 일 년, 길게는 삼 년 정도의 기간이 걸렸는데, 이는 마한(馬韓)의 유제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백제에서는 일부다처제의 풍속이 있었는데, 이는 물론 왕을 중심으로 한 귀족사회에서나 가능한 제도였다. 일반 민간에서는 일부일처제가 일반적인 풍속이었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삼국사기(三國史記)』의 도미조(都彌條)의 내용이다. 도미조의 내용은 백제 여인의 정절을 상징하고 있으며 백제 여인의 절행을 담은 내용은 그 외 문헌에도 비교적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삼국사기』 권48 열전에 의하면 도미는 벽촌에 사는 일개 소민이었지만 자못 의리를 알고 있었으며, 특히 그의 아내는 아름답고 절행(節行)이 있어 당시 사람들의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이때 개루왕(어쩌면 근개루왕 곧 개로왕을 가리키는 듯함)이 소문을 듣고 도미를 불러 말하기를 “무릇 부인의 덕은 정결(貞潔)이 제일이지만, 만일 어둡고 사람이 없는 곳에서 좋은 말로 꾀면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사람이 드물 것이다”라고 하니, 대답하기를 “사람의 정은 헤아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신의 아내 같은 사람은 죽더라도 마음을 고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왕이 이를 시험하려고 일이 있다 하여 도미를 머물러 두고, 근신 한 사람에게 왕의 의복과 말 종자를 빌려주어 밤에 그 집에 가게 했는데, 먼저 사람을 시켜 왕이 온다고 알렸다. 왕이 와서 도미의 아내에게 이르기를 “내가 오래 전부터 너의 아름다움을 듣고 도미와 장기내기를 하여 이겼다. 내일은 너를 들여다 궁녀로 삼을 것이니, 지금부터 네 몸은 나의 것이다”라고 하면서 난행하려 했다. 부인이 말하기를 “국왕에겐 망령된 말이 있을 수 없습니다. 제가 감히 순종하지 않겠습니까. 청컨대 대왕께서는 먼저 방으로 들어가소서. 제가 옷을 고쳐 입고 들어가겠나이다”라고 물러나 한 비자를 단장시켜 들어가 수청을 들게 했다. 후에 왕이 속은 것을 알고 크게 노하여 도미를 죄로 얽어 두 눈동자를 빼고 사람을 시켜 끌어내어 작은 배에 싣고 물 위에 띄워 보냈다. 그리고 도미의 아내를 끌어들여 강제로 관계하려 했는데, 부인이 “지금 남편을 잃어버렸으니 단독일신으로 혼자 살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대왕을 모시게 되었으니 어찌 감히 어김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지금은 마침 월경으로 온몸이 더러우니 다른 날 깨끗이 목욕하고 오겠습니다”라고 하니 왕이 믿고 허락했다. 도미의 아내는 그대로 도망하여 강어귀에 이르렀으나 건너갈 수가 없어 하늘을 부르며 통곡하던 중, 홀연히 한 척의 배가 물결을 따라 오는 것을 보았다. 그 배를 타고 천성도(泉城島, 현 위치 미상)에 이르러 남편을 만났는데 아직 죽지 않았다. 도미 부부는 풀뿌리를 캐어 먹으며 드디어 함께 배를 타고 고구려 산산(蒜山, 현 위치 미상) 아래에 이르니, 고구려 사람들이 불쌍히 여기며 의식을 주어 구차스럽게 살면서 객지에서 일생을 마쳤다.
『고려사(高麗史)』 권71 악지(樂志)에는 백제의 속악이라 하여 몇몇 가요의 제목이 실려 있는데, 그 배경설화에는 공통적으로 백제 여인의 절개가 은근히 비치고 있다. 지리산가(智異山歌)의 배경설화는 다음과 같다. 즉 구례현(求禮縣)의 한 여인이 자색(姿色)이 고운데 지리산 속에 살고 있더니, 집이 가난했으나 부도(婦道)를 다했다. 백제왕이 그 여인의 아름다움을 듣고 데려가고자 했으나, 여인이 이 노래를 지어 죽음을 맹세하며 좇지 않았다고 한다.
선운산가(禪雲山歌)의 배경설화는 다음과 같다. 즉 장사(長沙, 현 전북 고창지방) 사람이 전쟁터에 나가 기한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으므로, 그 아내가 남편을 그리며 선운산에 올라 남편이 떠난 곳을 바라보며 이 노래를 지어 불렀다는 것이다. 한편 정읍사(井邑詞)는 그 시대가 백제인지 고려인지 분명하지는 않은데, 배경설화는 다음과 같다. 전주의 속현인 정읍에 살던 사람이 행상을 나갔다가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으므로, 그의 아내가 높은 산에 올라가서 멀리 바라보며 그의 남편이 밤길에 혹 해를 입지나 않았을까, 진흙을 밟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에서 노래를 불렀다고 하는데, 세상에는 그 여인이 오른 곳을 망부석(望夫石)이라 하여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악학궤범(樂學軌範)』에는 정읍사의 가사 내용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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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백제문화개발사업소『백제 역사재현단지조성 조사연구보고서』, 1996
김동욱『백제의 복식』, 백제문화개발연구원, 1985
심종문『중국고대복식연구』, 남천서국, 1981
황사룡『중국복식사략』, 1994
유송옥『한국복식사』, 수학사,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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