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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공주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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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 |
발해인의 얼굴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정효공주 묘의 벽화에는 뺨이 둥글고 얼굴이 퉁퉁하고 건강미가 있는 모습의 인물들이 보인다. 남장한 여자들일 가능성도 제기되는 이 무덤의 인물들은 무사, 시위, 악사, 내시, 시종 등 모두 12명이다.
그 중 머리에는 복두를 쓰고 겉옷으로 단령포를 착용한 시종 2인은 활과 화살통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어깨에 메고 있는데 이를 근거로 시종을 무사, 시위와 더불어 무인(武人)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발해인들은 활쏘기, 타구, 격구 등을 통하여 용맹성을 길렀다. 고구려 벽화를 보면 앞으로, 옆으로, 뒤로 쏘는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발해 유적에서 화살촉들이 많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발해 역시 사냥과 전쟁을 위해서 활쏘기가 많이 발달하였을 것이다. 타구는 지금의 하키 비슷한 것으로 막대기를 가지고 공놀이를 하는 경기이고, 격구는 지금의 폴로 경기와 비슷한 것으로 말을 타고 하는 공놀이이다. 타구는 원래 페르시아로부터 당나라로 들어온 것으로서 발해까지도 전해졌던 것이다. 일본에 사신으로 갔던 왕문구가 822년 정월에 일본 왕 앞에서 이 경기를 시연하자 왕은 면 200둔(1둔은 6양)으로 내기를 걸었고, 이때 왕과 신하가 지은 시구 ‘이른 봄에 타구 경기를 구경하고’도 전해지고 있다.
또 발해 말기에 거란에서 망명왔던 야율할저(耶律轄底)는 발해인이 구마놀이 하는 것을 틈타서 말을 훔쳐 거란으로 다시 달아난 적도 있다. 발해가 멸망한 뒤인 1038년에는 발해 유민들이 많이 살던 요나라의 동경유수였던 소효충이 건의하여 발해인들의 격구 금지 조치를 해제시켰다. 동경이 중요한 군사기지인데 격구를 하지 않으면 무엇으로 군사훈련을 하느냐는 이유에서였다. 이러한 놀이를 통하여 체력을 단련한 발해인들은 용맹스러워서 “발해인 세 사람이 호랑이 한 마리를 당해낸다”는 말이 외국에까지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 발해 3대 문왕의 넷째 딸이었던 정효공주의 묘는 당시의 생활상 반영 외에도 여러 가지로 역사자료로서의 가치를 갖는다. 우선, 그 묘지명을 보면 공주의 아버지를 ‘황상(皇上)’이라고 부르고 있어 발해 왕은 황제의 지위에 있음을 자처하고 있다. 이는 통일신라에서 당나라의 연호를 사용한 것과 달리 발해는 독자적인 연호를 제정하여 사용했던 것과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정효공주의 묘지는 또한 발해 도교사상을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 비문의 서나 뒤의 명 모두에 걸쳐 공주의 출생과 자질, 부부관계, 죽음 등을 다양한 도교적 용어를 이용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공주의 선조와 출생에 관한 도교적 표현으로서는 ‘효감’과 ‘성인’이 있다. 이중에 후자는 도가에서 무위자연의 최고의 존재를 지칭하기도 한다. 부인 문왕을 비롯한 선조를 칭송하면서 『장자(莊子)』에서 전거를 끌어들이기도 하였다.
공주의 출생은 ‘무악(巫岳, 巫山)’, ‘무산신녀(巫山神女, 瑤姬)’, ‘신선(神仙)’, ‘낙신(洛神)’, ‘한수신녀(漢水神女)’, 그리고 ‘고당(高唐)’ 등과 같이 도교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고사를 인용하여 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결국 공주가 무산신녀와 낙수 신선의 영기를 받고 태어났다는 것으로서, 발해 왕실의 도교에 대한 호감을 잘 드러내고 있다.
공주가 지닌 성품이나 자질을 ‘곤륜지편옥(崑崙之片玉)’이나 ‘자연’으로 수식하기도 하였고, 부부간의 우애가 좋은 것을 도가에서 신비적 상서 동물로 등장하는 봉황과 난조 등을 이용하여 묘사하고 있다. 또한 공주가 남편의 죽음 뒤 겪은 슬픔을 짝을 잃은 난조와 『진서(晉書 )』 장화전의 뇌환의 고사를 인용하여 토로하면서, 공주를 비롯한 발해 왕실이 현세의 이별 뒤 사후에 다시 반드시 만날 것을 의심하지 않고 있는 인식의 단면을 비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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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발해 복식 연구」, 서울대학교, 2000
전쟁기념관『발해를 찾아서』, 전쟁기념관, 1998
한국역사연구회『삼국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청년사, 2001
문화관광부(유희경 외)『우리 옷 이천년』, 문화관광부,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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