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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 소장 「화류놀이」(신윤복 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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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
조선시대의 한량의 모습은 조선 후기 풍속화 속에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신윤복의 「화류놀이」에는 조선 후기 당시의 또 다른 유흥문화를 엿볼 수 있는데, 한량들 다수와 함께 동행할 기생들이 봄나들이를 가기 위해 약속 장소에 모이는 광경이 보인다.
여유로운 화류놀이를 위해 모인 한량은 모두 양태가 넓은 흑립(갓)에 창옷을 착용하고 있으며, 맨 겉옷으로 착용한 창옷을 걷어 올려 안에 입은 누비배자의 곡선 진 도련이 보이고 있다. 흑립의 검정색과 창옷, 배자, 저고리, 바지에서 보이는 소색 계열 가운데 허리춤에 매달려 있는 쌈지(주머니)의 색이 눈에 띈다. 창옷의 소매는 도포나 중치막과는 달리 공태, 즉 주머니처럼 생긴 넓고 큰 소매가 없어 봄나들이하기에 적당한 간편한 복장이다. 한량의 손에는 매우 가느다랗고 길이가 긴 담뱃대가 쥐어져 있는데, 담뱃대에 대해서 이어령의 『한국인의 손, 한국인의 마음』은 다음과 같이 풀이하였다.
“한국의 장죽은 세계에서 가장 긴 담뱃대일 것이다. 서양의 파이프와는 정반대로 담배를 담는 대통은 작고 설대가 길다. 한국의 장죽이 그렇게 길어진 이유는 두 말할 것도 없이 우리가 대나무 문화권에서 살아왔다는 증거이다. 대나무는 그 곧고 굳음이 선비의 강직함 그대로이다. 그 마디는 절개를 나타내고 속이 비어 있는 것은 겸허를 뜻한다. 기다란 한국의 장죽은 노인지향적 문화의 산물로서 하인들을 부릴 때에는 지휘봉으로 쓰이기도 하고 버릇없는 젊은이들에게는 노인의 권위를 지키는 왕홀 같은 것으로 한 번 휘두르는 것으로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장죽의 길이는 인체의 기도를 길게 연장한 것이다. 그럼으로써 연기의 순환을 더 부드럽고 무해한 것으로 만든다.”
「화류놀이」 중 동행하고 있는 또 다른 한량의 복식을 살펴보면,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말구종의 벙거지를 장난삼아 쓰고, 기생이 탄 말의 말구종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흥취 오른 한량이 있다. 본인이 써야 할 흑립은 벙거지를 빼앗겨 맨 상투 바람의 나이든 말구종이 난처한 표정으로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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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식『일상으로 본 조선시대 이야기』, 청년사, 2002
강명관『조선 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 푸른역사, 2001
금기숙『조선복식미술』, 열화당, 1993
한국역사연구회『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청년사, 2002
정병모『한국의 풍속화』, 한길아트,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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