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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독장수」(권용정 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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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
행상이란 말 그대로 상품을 머리에 이거나 등에 지고 다니며 판매행위를 하는 사람을 말한다. 조선 후기에 시장경제가 커지면서 농민이나 상인이 장터를 돌며 생계를 유지하는 장돌림, 장돌뱅이가 형성되는데 이들은 특권상인과 정부에게 압박과 수탈을 견디면서 삶을 지켜나간다.
장돌뱅이의 상업규모는 영세한 경우가 많았다. 직물, 지물, 피물, 금은 세공품 등을 취급하는 이들에 비해 어물, 소금, 무쇠그릇, 나무제품, 죽제품 등 값싼 제품을 지게에 지고 팔러 돌아다니는 이들은 처지가 열악하였다. 지게는 우리 민족에게 천년을 두고도 변함없이 쓰여 온 도구이다. 아무리 좁은 논두렁길이나 외나무다리에서도 짐을 옮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며, 농사꾼에서 나무꾼, 행상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애용하였다. 개항이 되면서 밀려들어 온 이방인의 눈에 가장 진기하게 비쳐진 것 중의 하나로 ‘A자 운반 기계’로 소개되기도 하였다.
지게를 행상들 중에서 대표적인 것으로 옹기장수를 들 수 있다. 지게에 열 개도 넘는 옹기를 층층이 쌓고 지게꼬리로 단단히 맨 다음 짊어지고 장터나 마을의 골목길을 누비며 옹기를 파는 옹기장수의 모습은 매우 흔한 풍경이었다. 옹기장수의 지게 작대기는 다른 작대기와 달리 끝에다 뾰족한 쇠붙이를 붙여 미끄럼을 방지한 것이 특이하다. 서툴게 받히거나 미끄러지는 날에는 장사를 망치기도 하고 한눈을 팔거나 공상을 하다가 돌부리를 차서 밑천을 날리기도 했다.
옹기장수의 차림은 옹기그릇을 지게에 지고 가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권용정의 「보부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벙거지와 저고리, 바지, 행전 등을 착용하고 짚신을 신었으며, 벙거지 위에 올려 꽂은 담뱃대의 길이가 매우 짧은 곰방대인 것으로 보아 하층 신분의 모습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는 신분에 따라 담뱃대의 길이도 달라졌는데, 사대부는 장죽(長竹), 서민들은 중간 길이의 담뱃대, 하층민들은 길이가 짧은 곰방대를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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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식『일상으로 본 조선시대 이야기』, 청년사, 2002
한국역사연구회『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청년사, 2002
안명숙, 김용서『한국복식사』, 예학사, 2001
정병모『한국의 풍속화』, 한길아트,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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