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문당 |
 |
사진 |
조선 사회의 남녀 관계는 17세기 이후 성리학의 지배이념이 확고하게 성립되면서 반전된다. 이후 조선사회는 철저한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질서가 강요되어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점점 열악해진다. 특히 결혼이 시집살이를 강요하는 형태로 변모하자 여성들의 지위 향상은 물론이고 사회진출은 완전히 차단되게 된다. 관직에도 내명부(內命婦)라 하여 남편의 지위에 따라 그 부인도 관품이 주어졌지만, 그것은 실권이 전혀 없었던 여성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행위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전통사회의 여성에게 있어 결혼은 임신, 출산, 양육, 가사노동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성이 더 이상의 사회활동에 관심을 두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조선시대에는 초기부터 의례상정소(儀禮詳定所)가 설치되어 예의생활이 법제화되었으며, 이 제도는 구한말까지 여러 번의 변화를 거치며 『증보사례편람(增補四禮便覽)』이 편찬되는데 그 근간을 제공하였다. 이러한 기관이나 편람에서 제정한 관혼상제(冠婚喪祭)의 사례(四禮)중 혼례는 가장 경사스럽게 여겨졌으며, 이에 혼례 당일만은 일반 서민들도 궁중예복을 착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신랑의 경우, 관복으로 착용되던 흉배를 달아 단령을 입고, 사모를 쓰며, 목화를 신었다. 신부의 경우는 속치마로 무릎까지 닿는 두루치 위에 무지기치마를 입고, 이 위에 남스란치마 위에 홍대란치마의 앞을 올려 입었으며, 자주색 회장을 단 삼회장 노랑저고리를 입었다. 겉옷으로는 원삼(圓衫) 또는 활옷을 입었으며, 혼례 당일 머리는 어여머리에 홍색 사(紗)에 금박을 넣은 앞댕기와 뒷댕기인 큰댕기(도투락댕기)를 늘이고 칠보 장식의 족두리나 화관을 썼다. 활옷은 원래 궁중과 양반가 여인의 혼례복이었으나 점차 널리 퍼졌다. 형태는 원삼과 비슷하지만 다홍색 비단에 꽃과 수복장수를 뜻하는 문양과 길상어문(吉相語文) 등을 수놓아 매우 화려하게 꾸며졌고, 활옷 위에는 홍대를 띠었으며, 신코에 구름무늬 수를 놓은 당혜(唐鞋)를 신었다.
조선시대 혼인 의복에 있어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은 복색에 나타난 ‘음양오행사상’이다. 음양오행 사상은 추상적인 사상에만 그치지 않고, 일생생활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음양오행사상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색채는 청(좌), 백(우), 적(남), 흑(북), 황(중앙)이다. 복색에서는 오색을 ‘정색’으로 하고 정색간의 배합으로 만든 색인 ‘간색’ 즉, 벽(碧), 녹(綠), 자(紫), 홍(紅) 등을 적절히 안배하고 있다. 『예기』에는 “의(衣 : 상의)에는 오색의 정색을 쓰고, 상(裳 : 치마) 에는 간색을 쓴다”고 하는데, 의는 위에 있어서 양이고 상은 아래에 있어 음이기 때문에 간색을 쓴다는 것이다. 정색과 간색은 양음, 귀천의 사상과도 통하는 것이다. 원삼이나 활옷 속에 입는 다홍색 치마에 노란색 삼회장저고리는 상생(相生)을 상징한다는 의식에 바탕을 두어 미혼 여성의 예복 색으로 정하였다.
 |
최석로『민족의 사진첩』, 서문당, 2002
문화관광부(유희경 외)『우리 옷 이천년』, 미술문화, 2001
한국역사연구회『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청년사, 2002
유희경, 김문자『한국복식문화사』, 교문사, 1998
김영숙『한국복식문화사전』, 미술문화, 1998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