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상이란 말 그대로 상품을 머리에 이거나 등에 지고 다니며 판매행위를 하는 사람을 말한다. 조선시대 법전인 『경국대전(經國大典)』에 의하면 상인은 앉아서 파는 좌고(坐賈)와 돌아다니며 파는 행상(行商)으로 나누고 있다. 행상으로 대표되는 것은 보부상이라 할 수 있다. 패랭이를 쓴 채 호신용이요 지팡이인 물미장(勿尾杖)을 짚은 모습의 보부상은 조선 후기 지방 시장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었던 모습이다. 전국을 다니는 보부상이나 행상들은 손바닥만한 크기의 조선팔도노정기(朝鮮八道路程記), 도리도표(道里圖標) 등을 가지고 다니며 도로와 산천을 구별하였다. 조선의 농촌사회는 늘 시장을 열기에는 그 소비자가 너무 적었다. 농가의 경제가 대부분 자급자족 형태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은 3~5일 간격으로 열리는 형태였다. 이러한 3~5일장은 임진왜란 이후 지역적으로 시장권이 형성되어 17세기 말~18세기 초에 전국적으로 장이 형성되었다. 당시 장의 특징은 판매자의 핵심이 보부상이라는 행상이며, 구매자인 지역 농민은 동시에 특산품의 판매자이기도 하였다. 바구니 하나도 대를 물려 썼던 서민의 살림살이로 우리들의 서민생활이 얼마나 단순했던가는 장터에 나오는 물건을 보면 알 수 있다. 손으로 짠 대바구니면 큰 세간살이였다. 이런 것은 한번 장만하면 오래 쓰고 대를 물려 쓴다. 이러한 바구니는 여러 가지 물건을 담기에 편리할 뿐만 아니라 가볍기 때문에 집집마다 바구니 없는 집은 없었다. 바구니 장수들은 이 바구니들을 한 지게에 30~40개는 너끈히 지고 다니며 판다. 민서복의 기본이 되는 것은 바지, 저고리로 조선조에 들어와서 민서복의 규모는 세종 31년 정월에 내린바 있는 금제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금제는 사치를 억제한다는 명목하에 역대에 자주 내린 바 있는데 이것을 통해 서민복의 윤곽을 짐작할 수 있다. 이 금제가 붙어 조선조 복식문화 발달을 저해하고 백의민족으로 지칭될 만큼 의문양식 및 염색의도 입지 못하여 원시 그대로의 소야한 복식제도를 준수했던 것이며 그들은 양반의 수탈 대상이 되어 부의 축적은 물론 최소한도의 미적 충족을 위한 자기네들의 복식문화도 발전시키지 못하였다. 서민이 처하고 있는 사회적 위치와 대우는 상당히 낮았다. 따라서 어느 봉건국가에서든 복식은 그 자체가 계급성을 띠고 있어 이것이 바로 질서를 표상하는 의장이 되고 상하, 존비, 귀천의 이원적 구조에 따라 강제성을 갖게 되므로 이러한 여건 밑에서 복식다운 것이 있을 수 없었다. 남자의 저고리도 여복과 함께 간소화 경향을 보이나 국말에 가서야 어느 정도 다시 길어지고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바지는 주로 삼국시대의 궁고 형태를 변형한 사폭을 대고 있는 형태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발목 부위를 잡아매는 것이 기본이었다. 이에는 ‘다님’이라는 것이 필요한데 근래에도 어린이용 바지에서 볼 수 있듯이 원래는 다님이 붙박이로 달려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언제부터인가 따로 치게 되었고 때로는 행전을 치기도 했다. 저고리, 바지에 버선과 초리를 신었으며 여름에는 적삼, 고이 등도 착용하였다. 그 위에 ‘직령’, ‘첩리’도 착용하였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