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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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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농민과 하층민의 부녀자들은 얼굴을 가리지도, 가릴 것도 없었다. 오히려 19세기가 되면 영남의 일부와 관북지방에서는 여자가 장터에 나가 상인과 상대하며 흥정을 벌였다. 특히 관북의 여성은 목축과 밭일을 남자 이상으로 하였다. 이것은 제주도의 여성이 바다에 나가 일하는 것과 같은 현상으로 삶의 터전이 척박한 곳의 일반적 현상이었다.
고된 생활 속에서도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가장의 뒤를 봐주는 모습은 전형적인 조선시대 여인의 모습이다. 이런 바쁜 생활 속에서 빈농이나 천민이 아니면 여인으로서의 몸치장은 빠뜨리지 않았다. 특별히 꾸미는 것은 없으나 몸단장 중에 머리가 가장 중요하므로 잘 빗질한 머리칼에 검정염색과 기름을 바른 뒤 가르마를 갈랐다. 머리를 치장하는 모양은 한양을 중심으로 남북의 여성이 달랐다. 한양과 남부지방의 여성은 비녀로 머리를 고정시킨 데 반해 북쪽의 여성은 머리에 수건을 두르거나 머리를 감아 올렸다. 따라서 겉모습만 보고도 그가 어디 출신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곱게 다듬은 삼단 같은 머리도 일 년에 몇 번은 몇 가닥을 잘라 궁중의 어여머리 만드는 공물로 바쳐야 했다. 여성의 입장에서 생계를 위해 머리를 잘라 파는 것도 서글픈데 강제로 나라에 바치는 것은 더욱더 가슴 아픈 일이다.
머리를 빼고는 몸에 치장할 것이 별로 없었다. 의복은 남루하였고 짚신마저 없는 경우까지 있었다. 부유한 집안의 부녀와 기녀들을 제외하곤 몸에 장신구를 달지 않았다. 흔한 귀고리나 반지는 거의 하지 않았고 손톱을 봉숭아로 물들이는 것 외에 인위적인 치장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중국과 같은 전족이나 일본의 여성처럼 이빨을 물들이고 눈썹을 미는 일은 없었다. 또한 양반댁 여자들보다는 자유롭게 옷을 적당히 입어도 되고 얼굴을 가리고 다닐 필요도 없다. 더욱이 농촌의 여인들이 저고리 밑으로 두 젖가슴을 내놓고 다니면서 사내아이 낳은 것을 자랑하는 풍경은 일반적이었다.
서민 여자와 여비의 복식은 신분의 상하와 귀천을 가리기 위하여 의복에 규제가 있었다. 저고리는 반가녀와 모양은 비슷하였으나 의복의 색상도 단조롭고 옷감 역시 양반부녀에 비해 소박했다. 서민 여자들은 두루마기를 입을 수 없었으며 쓰개는 장옷과 천의만을 사용할 수 있으며 저고리, 적삼, 바지, 속곳, 고쟁이, 짚신 등을 착용하였다. 또한 삼회장저고리는 입지 못했으며 치마도 오른쪽으로 여며 입어 양반과 구별하였다. 저고리의 색상은 흰색 또는 두록색 등이었고 민저고리에 고름만 다른 색으로 달아 입기도 하였다. 치마는 반가부녀의 치마보다 모양은 비슷하나 길이가 짧고 폭이 좁았고 흰색, 회색, 갈색, 두록색 등을 입었고 노동할 때에는 흰색이나 갈색의 앞치마를 둘렀다. 속옷 역시 양반부녀의 것보다 좁았고, 치마 밑에 입은 바지가 보일 정도로 치마를 끈으로 여며 짧게 입었는데 이것은 활동하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신은 짚신을 신고 머리는 양반부녀와 같이 제 머리로 또는 작은 다리를 드려 틀어 올려 양반부녀의 올린 머리보다 크기가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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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동아출판사편집부『두산세계대백과사전』, 두산동아, 1996
국립민속박물관『한국인의 얼굴』, 신유, 1994
한국정신문화연구원디지털한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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