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산리고분 |
 |
벽화 |
고구려의 귀부인이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와 오늘날 서커스라 불리는 곡예단의 교예를 구경하고 있다. 이 부인은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곡예사의 재주를 구경하는 자세이며 부인이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는 곳에는 재주꾼 한 사람이 나무다리(죽마)로 춤을 추고 있다. 또 다른 재주꾼은 여러 개의 막대기와 공을 엇바꿔 던진다. 이런 서커스 구경이 당시 여가 생활의 하나였던 것이다.
삼국시대 놀이문화의 주인공은 귀족들이었다. 백성들은 어디까지나 조연에 불과하였다. 일반 백성은 생존을 위한 생산 활동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여해야 했다. 따라서 이들이 독자적인 문화를 창조하거나 한가로이 노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비록 명절이나 대규모 종교행사 등에 평민들이 참여하기는 하였지만, 이것은 어디가지나 주어진 공간에서 활동한 것에 불과하였다.
교예라고도 하는 서커스는 여러 가지 문화요소가 혼합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벽화에서 보이는 교예는 자세히 보면 그 기원이 중앙아시아나 이란 쪽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당시 문화 교류의 양상을 나타내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수산리벽화의 귀부인은 깃, 수구, 끝동에 홍색선을 두른 우임저고리에 풍성한 소색의 주름치마를 착용하고 있다. 머리, 치마, 저고리가 모두 길고 풍성한 것에 비해 시녀의 의복은 소박하기 그지없다. 삼국시대에서는 신분과 계급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며, 복식에도 신분에 따른 철저한 구분이 있었다. 당시대 여성 전용의 의복으로서 치마의 형태는 일반적으로 길이가 길고 폭이 넓어 땅에 끌릴 정도였으나, 신분이 높을수록 길이가 길고 폭이 넓으며, 주름의 간격이 좁았다.
 |
김기웅『고구려 고분 벽화』, 서문당, 2002
이태호 외『고구려고분벽화 별책부록: 고구려고분벽화해설』, 풀빛, 1995
KBS역사스페셜『역사스페셜 』, 효형출판, 2002
유희경, 김문자『한국복식문화사』, 교문사, 1998
한국생활사박물관편찬위원회『한국생활사박물관』, 사계절출판사, 2001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