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산리 무령왕릉 왕관에 부착되었던 금제관식(金製冠飾)으로 한 쌍이 머리 부위에서 거의 포개진 상태로 발견되어 관모(冠帽)의 좌우, 혹은 전후에 붙였던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중국 사서(史書)인 『구당서(舊唐書)』 동이전(東夷傳) 백제조에 “기왕복대수자포청금고조나관금화위식(其王服大袖紫袍靑錦袴鳥羅冠金花爲飾) : 왕이 대수자포에 청금고를 입고 오라관을 쓰고 거기에 투각한 순금제 금화입화식을 꽂았다”라는 기록과 같이 이 관식이 금화에 해당된다고 생각되며 관모는 검은 비단으로 만들어졌을 것이지만 이는 완전히 삭아 없어져 발견 당시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얇은 순금판을 오려내서 전체적으로 불꽃 무늬 같은 인상을 주는 인동당초문(忍冬唐草文)으로 구성되고 중앙 위에는 연꽃잎과 봉오리를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하였고 그 좌우의 잎과 줄기가 불꽃처럼 보인다. 꽃과 줄기 각 부에 127개의 원형 보요(步搖)를 달았다. 이 관식 아래의 줄기 같은 촉(鏃)에 구멍이 있는 점으로 보아 관모에 고정시켰던 것으로 보인다.
왕관식은 날씬한 외형미가 넘치며 왕비관식에 비해 세공적 의장이 가미되어 있다. 또한 비대칭균형을 이루는 화염문과 초화문의 아름다움을 조화롭게 나타내었다. 이것은 너울거림을 균형 있게 조화시킨 백제인의 높은 미의식의 표현이라 볼 수 있다. 고구려의 구름무늬나 불길무늬와 비슷하면서도 더 자유롭고 여유로워 보이는 백제 특유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 무늬는 불꽃무늬 벽돌이나 일본에 있는 옥충주자의 투조장식품 무늬와 같다. 또한 호류지 백제 관음상을 비롯한 수많은 일본 아스카 시대 부처들에 달려 있는 광배의 투조무늬와도 같아 고대 일본 문화에 준 백제의 영향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의 하나이다.
왕과 왕비 관식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칭성과 영락장식의 유무에 있다. 왕의 관식 2점은 같은 도안을 사용했으나 좌우가 대칭되지 않아 겹쳐 놓았을 때는 한 쌍으로서 조화를 이룬다. 반면 왕비의 관식은 좌우의 대칭성이 두드러져 겹쳐 놓아도 모양이 일치한다. 그리고 왕의 관식에는 전면에 영락장식이 달려 있어 미세한 흔들림에도 화려함을 더해 장식성이 크나 왕비의 관식에는 영락장식이 없는 반면 투각된 문양이 왕의 것보다는 복잡하여 회화성이 강하다. 이 같은 흐름은 왕과 왕비의 두침과 족좌에서도 나타난다.
 |
국립공주박물관, 『국립공주박물관』, 통천문화사, 1999
국립공주박물관, 『백제사마왕 - 무령왕릉 발굴, 그 후 30년의 발자취 -』, 2001
이은창, 『한국 복식의 역사 2』, 세종대왕기념사업회, 2000
유희경, 김문자, 『한국복식문화사』, 교문사, 1998
유송옥, 『한국복식사』, 수학사, 1998
한국생활사박물관편찬위원회, 『한국생활사박물관 4』, 사계절출판사, 2002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