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모(冠帽)란 머리를 보호하는 역할과 함께 미적 감각을 살리고 계급의 표시를 겸하는 것으로서 처음에는 단순하게 실용적인 의미에서 착용하였으나 이후 장식적인 요소와 사회적인 요소가 첨가되면서 의례, 계급, 상징을 표시하게 되었다. 따라서 시대에 따라 변천이 많고 복잡하였으며 사회적인 한계가 어느 복식보다도 크게 반영되었다. 우리나라 삼국시대의 관모는 각종 사서와 고구려 고분벽화 및 백제, 신라의 고분출토 유물 등을 통하여 알 수 있다.
관모는 시대에 따라 그 명칭과 종류가 다양한데, 형태상으로 보아 크게 관, 모, 갓, 건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관은 이마에 두르는 부분 위에 앞에서 뒤로 연결되는 다리가 있는 것이고 모는 머리 전면을 싸는 것, 갓은 차양이 있는 것, 건은 한 조각 천으로 싸는 가장 간단한 형태의 것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모든 관모가 구별되는 것은 아니고 서로 넘나드는 것이 많다. 관모 각 부위의 명칭을 보면 이마에 대고 머리에 맞게 두르는 테는 ‘무’라 하고 앞과 뒤를 연결시켜 머리를 싸는 부분은 ‘옥’, 옆에 내리는 것은 ‘수’라고 한다.
우리나라 관모의 기본형은 건이고, 여기에 무와 다른 수식이 붙어 여러 가지 다양한 관모가 발달하였다. 우리의 관모 중 기록에 보이는 최초의 것은 책과 절풍건이다. 『삼국지(三國志)』, 『후한서(後漢書)』 등에 의하면 고구려에서 대가주부는 책을, 소가는 절풍을 썼는데 그 형태는 고깔 모양이었다고 한다. 책은 중국에서 발달한 것인데 우리나라의 것은 중국과 형태가 달랐던 것 같다. 절풍은 우리나라 관모 형태의 기본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으로 여기에 새깃을 꽂아 조우관이라고 하였으며 얇은 비단으로 만들어 신분에 따라 색을 달리하였던 백라관, 청라관, 비라관, 강라관, 그리고 금동으로 만든 금동관, 자작나무 껍질을 이용한 백화모, 금관의 내관 등이 모두 절풍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삼국시대 신라의 다양한 관모 중 한 가지는 경주 금령총에서 출토되어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신라시대 기마인물상(기마인물형 토기)에서도 보인다. 기마인물상은 5~6세기에 만들어진 신라 토우로서 인물의 표현 형식이 매우 유사한 두 점이 현존하는데, 말을 탄 두 인물 중, 차림새가 소략하고 크기가 작은 인물은 주인을 따르는 종자(從者)라고 여겨진다. 종자는 상투머리를 하고 대륜식 건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상투라고 보기에는 유달리 길고 가느다랗다. 머리의 건은 다른 부분의 세부표현이 비교적 정확한 것으로 미루어볼 때 건의 묶인 모양이 표현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옥(屋)이 없는 책을 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모의 형태는 성교 중인 남녀 토우상 중 하나에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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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희, 「신라복식의 변천 연구」, 서울대학교, 2001
이은창, 『한국 복식의 역사 2』, 세종대왕기념사업회, 2000
김영숙, 『한국복식문화사전』, 미술문화,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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