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시기는 이전의 쇄국정책이 철회되고 본격적으로 서구문명이 받아들여진 때이다. 특히 대한제국 시기를 포함한 개화기에는 실학사상을 바탕으로 한 신분의 평등의식이 복식의 간소화를 불러일으켰다. 1884년, 대한제국 건국 이전에 해외에 대한 견문을 넓힌 개화파들이 일으킨 갑신정변은 그 해 5월에 갑신의복개혁이라는 교지를 내리게 하여 모든 품계의 관리들이 흑단령을 입게 되고 다만 흉배로서 품계를 나타내게 하였으니 이는 신분 계급 타파에서 온 평등사상이 그대로 복식에 나타난 것이다. 뿐만 아니라 1895년에는 공사 예복 중 답호는 입지 말고 진궁(進宮) 때에 모·화·사대를 사용하고 주의는 관민이 모두 흑색으로 만들어 입게 하였다. 이로 인하여 고종은 관민 일체감을 주고 생활의 편의를 도모하고자 하였으나 이는 우리 나라 복식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획일적인 복식간소화작업이었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1895년 8월에 문관복장식이 반포되어 조복과 제복은 구례대로 입고, 공복이라는 용어 대신 대례복·소례복이 생겨 소매의 너비로 관리의 등급을 구분하였다. 이 해에 명성황후가 시해되고 나서 또 다시 복식의 개혁이 있었는데, 그 내용은 당시 명성황후의 상중이었으므로 “국복(國服)이 몸에 있으니 의복은 예와 같이 백색으로 하고, 망건은 폐지하며, 외국의 의복인 양복을 입어도 좋다”고 하였다. 1900년 4월에 「문관복장규칙」이 반포되어 문관예복으로 양복을 입게 하였다. 이때 반포된 문관예복은 영국의 궁중예복을 모방하여 만든 일본식 예복을 참작하여 만든 것이다.
